푸른씨앗 책담화

『동화의 지혜』 2회 - 헨젤과 그레텔(2)

by 씨앗지킴이 posted Feb 24, 2021 Views 440 Replies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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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온라인 책담화때 참가자들이 남기신 질문과 김혜정님의 답변을 정리하였습니다. 
답답했던 나와 내 주변이 '동화'의 빛으로 환해지기를 바라며 행사 후기로 나눕니다.
 

 

20/21  '동화' 릴레이 책담화 - 『동화의 지혜』편

2회_  헨젤과 그레텔
2020년 1월 16일 (토) / 온라인 / 진행  김혜정님


 

Q. 동화는 특정 이름이나 특정 시공간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셨는데 헨젤과 그레텔에게는 이름이 있고 동화의 제목이기도 하지요. 이름의 의미를 알 수 있을까요?  (강의에서 말씀해주신 헨젤은 정신, 그레텔은 영혼이라는 의미를 이름에 담고 있나요?

 

A: 동화에는 익명성이 있다. 보통 동화를 보면 특정한 이름 없이 나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헨젤과 그레텔’처럼 이름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이름이 제목에까지 쓰이는 경우도 있다. 이름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을 때. 세상이 창조되었을 때 많은 동물들이 아담을 찾아왔다. 그 동물들에게 아담은 동물들에게 맞는 이름을 하나하나 붙여주었다. 아담은 어떻게 그 동물들에게 딱 맞는 이름을 지어주었을까? 아담에게는 그 동물의 본질을 볼 수 있는 눈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들었을 때, 그 이름을 가진 존재의 모든 특징(본성)을 발견해낼 수 있다. 
동화의 지혜 중 <룸펠슈틸츠헨>에 “이름을 알면 그 존재의 비밀을 아는 것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름이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름을 지어줄 때에는 그 안에 의미를 품게 된다, 이름을 부르고 쓰면서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들이 나와 관계를 맺어간다. 이름에는 한 존재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헨젤과 그레텔을 보면, 헨젤은 ‘한스’라는 이름의 애칭이며, 그레텔은 ‘마르가리타’의 애칭이다. 애칭은 어른들을 부르는 이름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을 귀엽게 부를 때 주로 사용되는 이름이다. 한스든 마르가리타든 성인의 이름을 헨젤, 그레텔로 어린아이의 이름을 부를 때 쓴 것이다. 
한스라는 이름의 경우, 그림형제 동화에 많이 등장하는 이름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한스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의 ‘철수’처럼 많이 쓰이고 불리는 이름이라고 한다. 한스는 요한과 같은 이름이다. 성인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것은 성인을 본받고 싶은, 정신적인 것을 향해 나아가려고 하는 마음들이 이름 속에도 들어있었다고 생각된다. 헨젤은 정신적인 것, 그레텔은 영혼적인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동화의 지혜』 중 러시아편을 보면, 이반이라는 이름을 소개하면서 “이반은 인류의 지혜로운 영혼을 지키는 요한, 그리스도의 사랑하는 제자이다. 이반은 기독교에서 인류의 성장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영혼들에게 성령의 시대를 준비시킨다. 러시아 민족정신의 소임은 이러한 미래의 과업에 복무하는 것이다. 러시아 민족의 주위를 감도는 이러한 약속이 러시아 동화에 배어 있다.” 라고 나온다. 
요한은 사람들을 정신적인 길로 인도하는 존재라고 얘기할 수 있다. 요한은 예수가 12제자 중 가장 사랑하는 제자이기도 했다. 
헨젤이라고 하는 이름은 한스라는 이름에서 온 것이고, 한스는 요한이란 이름에서 온 것으로 헨젤은 아직 자기 역할을 온전히 해내지는 못하지만 우리 인간을 영적인 것으로 이끌어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레텔이라는 이름의 경우, <마르가리타><마가렛>에서 유래된 것으로, 마르가리타 성인의 삶을 보면 하느님을 독실하게 믿으면서 자신의 삶을 종교적인 삶에 바쳤던 사람이다. 이 사람 역시 자신의 영혼을 정신적인 힘으로 계속 이어갔던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레텔 역시 정신적인 빛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헨젤과 그레텔의 이름이 내는 소리만 들어보아도, 헨젤은 ‘하!’ ‘흐!’의 소리가 들어있다. 내면의 것들이 정신적인 세계를 향해 퍼져나가는 에너지가 많은 소리이다. 헨젤은 그 자체로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큰 것을 향해 나아가는 소리에 가깝다. 그레텔은 ‘그!’는 세상의 문을 열고 내다보며 나아가려고 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그레텔은 세상을 열고 나아가려고 하는 상태의 소리이다.

 

Q: 과자집은 감각세계라고 하셨습니다. 헨젤은 지붕을 먹고, 그레텔은 유리창을 먹네요. 과자집을 보고도 다른 부분에 관심이 있는데 헨젤이 정신이고 그레텔이 영혼인 것과 관계가 있나요?

 

A: 과자를 감각세계라고 보기보다는, 집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신체를 상징한다. 감각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과자집이라는 것을 어떤 것에 한정 짓지 말고 넓고 포괄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헨젤이 과자집을 발견하고 나서 헨젤이 말하길 “나는 지붕을 먹을테니, 너는 창문을 먹어. 달콤할거야” 라고 한다. 그레텔이 가서 창문을 먹었다기보다는 헨젤의 말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헨젤은 정신의 세계(머리 부분)를 뜻함으로 지붕을, 그레텔은 영혼적인 존재이기에 창문(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소통을 하게 해주는 곳)을 먹는 것이다. 이것을 먹는 행위는 우리가 땅에 태어나서 우리 몸을 형성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면으로는 감각세계의 유혹에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예전 건축물에서 지붕은 하늘과 연결되고 하는 바램으로 동근 돔의 형태나 하늘로 뾰족하게 솟은 모양을 볼 수 있는데, 최근의 건축물에서는 지붕이 사라지고 있다. 지붕이 없는 건축물을 보고 자라는 우리들은 정신과의 연결성을 인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살고 있다. 

 

Q. 나쁜 마녀는 눈이 나쁘고 짐승처럼 후각이 발달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쁜 마녀가 아이들을 잡아먹는 이유는...나쁜 마녀는 감각세계의 달콤함으로 유혹을 해서 아이들이 정신세계로 가지 못하도록 물질세계에 잡아두는 역할 같습니다. 잡아먹는다는 것은 정신세계를 망각하도록. 기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일까요? 

 

A: 눈이 나쁜 마녀가 헨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우리도 그런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갈 때 정신적인 일에 따르기보다는 지성적인 일에 따라 생활하고 있다. 이 둘을 구분하기는 상당히 쉽지 않다. 올바른 판단이라 생각하고 가고 있다 느끼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마녀가 정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죽어있는 뼈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 있는 손가락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깨어있지 못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후각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다고 했는데, 후각은 우리 감각 중에 가장 본능에 가까운 감각이다. 가장 본능적인 것이라는 말은 가장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마녀가 눈이 나쁘고 후각이 발달했다는 것은 물질지향적인 존재라는 것을 나타낸다. 마녀가 아이들을 잡아먹는 것, 그리고 헨젤에게 관심이 더 많은 것은 헨젤이 정신적인 힘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정신세계로부터 나오는 것이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은 열망을 나타내는 것이다. 헨젤이 가지고 있는 힘, 그레텔이 가지고 있는 영혼적인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먹는다고 할 때는, 거기에 담겨있는 무언가를 섭취하기 위한 것이다. 동화에서도 무언가 먹는다고 하는 것은 그 안에 담겨있는 힘을 내가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인간은 정신적인 부분, 물질적인 부분, 영혼적인 부분 이 3중 구조로 되어있는데, 마녀는 정신적인 힘이 영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여,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세계에 만족하며 살도록 하게 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동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내 안에 다 살고 있다고 한다. 내 안에는 헨젤도 살고 있고 그레텔도 살고 있고 마녀도 살고 있는 것이다. 이 마녀는 정신에서 오는 힘, 영혼에서 오는 힘들을 가로막고 보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 오리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헨젤이 먼저 타고 그레텔에게 타라고 그랬는데 그레텔이 오리가 무겁다고 차례차례 데려다주라고 합니다. 함께 건너지 않고 따로 건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강을 건너는 것이 죽음을 의미한다 하셨는데 인간이라는 것은 육체, 영혼, 정신의 3중 존재로서 죽으면 육체, 영혼, 정신이 다시 분리된다는 그런 뜻인가요?

 

A : 헨젤과 그레텔에서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앞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아버지의 집을 떠날 때는 없었던 강이 숲에서의 삶을 마치고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갈 때는 강이 나타난다.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이 탄생부터 죽음까지 있다면 태어나기 전의 삶도 있고 죽은 후의 삶도 있다. 
태어날 때에는 삶에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오게 된다. 영혼적이고 정신적인 것들이 내려와 물질적인 것들과 만나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맞추는 작업을 하는데, 그 작업들이 바로 헨젤과 그레텔이 과자집으로 가서 먹는 행위라고 설명하고 있다. 
태어날 때에는 강을 건너 오지 않고 하늘에서 내려와 여러 작업들을 하고, 삶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과정들을 거친 후에, 떠날 때는 어떤 경계를 넘어가야 하는데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강으로 비유된다. 우리말에서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신다’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이 우리가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헨젤과 그레텔에서 오리가 나타나고 둘이 함께 타면 너무 무거우니 각자 타자고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죽음의 과정은『신지학』(도서출판 푸른씨앗, 2020)내에서 “세 가지 세계”란 제목을 가진 챕터에서 설명되어 있다. 
현대에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어떤 문화권에서든 죽음을 가르쳐주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신지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살펴보면 사람이 죽고 나면, 인간은 3중의 존재 (정신, 영혼, 물질) 인데, 영혼은 가운데의 영역, 영혼은 정신적인 것을 육체와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이고, 정신은 영혼을 통해서 몸과 관계를 맺고 일을 한다. 우리가 죽게 되면 몸으로부터 생명력(우리의 몸을 일으키고 움직이게 하는)이 떠나고 우리의 광물질은 다시 땅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다음 우리의 에테르체는 다시 흩어지게 된다. 우리의 영혼과 정신은 몸으로부터 풀려나 영혼의 세계로 가게 된다. 
영혼의 세계에서 정화의 과정들을 밟고 순수한 영혼 형태가 되면 영혼과 결합되어 있던 정신은 분리되어 정신의 세계로 가게 된다. 그러면서 다음 삶을 준비하게 된다. 
헨젤과 그레텔이 죽음의 과정에서 어느 지점까진 함께 가지만 영혼에서의 정화과정을 거치면 정신은 정신의 세계로 가게 된다. 이 동화에서는 각각 오리의 등에 타서 떠나게 되는 그림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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